여백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절절하지 않으면, 가슴을 후벼 파는 것이 아니면, 울컥 치솟는 것이 아니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백 도종환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