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너, 나 좋아해?』 리뷰|한 편의 청소년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현실적인 성교육 이야기
돌이켜보면 내가 어릴 때는 성에 대해 제대로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성이라는 주제는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기보다는 부끄럽고 감춰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고, 누군가 언급하면 괜히 불편해지는 내용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요즘은 유치원에서부터 연령에 맞는 성교육이 시작되고 있으며,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신체 변화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이해하고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청소년 성교육은 단순히 신체 변화나 위험 상황을 알려주는 교육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상대방의 경계를 존중하는 태도, 디지털 환경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까지 함께 다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너, 나 좋아해?』는 성교육이라는 주제를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서 풀어낸 책이다.
현직 보건교사가 들려주는 현실적인 청소년 이야기
너, 나 좋아해?』는 고정욱 작가의 기획으로 탄생한 청소년 성교육 소설집이다.
이 책에는 이재정, 이지현, 임명실, 조현아, 한혜미 등 현직 보건교사들이 직접 집필한 여섯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가까이 소통해 온 보건교사들이 실제 청소년들이 경험할 수 있는 고민과 갈등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특별하다.
친구 관계, 첫사랑, 자기 존중, 디지털 성범죄 등 청소년들이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풀어냈기 때문에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특히 교육적인 메시지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가들의 피드백을 통해 문학적인 완성도까지 높였다는 점에서 단순한 성교육 자료를 넘어 한 권의 청소년 소설로 읽을 수 있다.

한 편의 청소년 드라마를 보는 듯한 이야기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점은 현실감이었다.
마치 한 편의 짧은 청소년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지내며 겪을 수 있는 갈등, 풋풋한 첫사랑, 좋아하는 마음과 거절해야 하는 순간, SNS와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까지 모두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이다.
TV나 뉴스에서 한 번쯤 접했던 사건들과 닮아 있어 더욱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다.
등장인물들이 겪는 고민은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학교를 다니는 청소년들이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문제이며,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문제 상황을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잘못된 행동을 단순히 지적하거나 위험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상황에서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한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상대방의 마음을 존중하는 방법, 도움이 필요할 때 주변에 손을 내미는 용기까지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여섯 편의 이야기 속에 담긴 성교육의 핵심 가치
『너, 나 좋아해?』에는 총 여섯 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각 작품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이어진다.
내 몸과 마음은 내가 지키고,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도 존중해야 한다는 것.
「거절킹」 - 거절할 수 있는 용기
p33 거절은 나를 지키고 보호하는 거였어요.
고정욱 작가의 「거절킹」은 친구 관계 속에서 거절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친구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때문에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 되는 상황은 청소년들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이 작품은 누구나 자신의 의사와 감정을 표현하고 거절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성인이 된 지금도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물며 또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한 청소년들에게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싫어요"라고 말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거절킹」이 전하는 메시지가 더욱 깊이 와닿았다
「7번 버스의 모솔 탈출」 - 건강한 관계의 시작
p79 진짜 연애란 내 마음의 목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
이재정 작가의 「7번 버스의 모솔 탈출」은 첫 연애를 통해 건강한 관계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모든 것이 허락되는 것은 아니다.
연락, 만남, 스킨십 등 관계 속 모든 과정에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나다움이 필요한 순간」 - 자기 존중의 가치
이지현 작가의 「나다움이 필요한 순간」은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한다.
외모와 주변의 평가 때문에 흔들리는 청소년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건강한 관계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 중간중간에 실린 '생각하기, 실천하기'를 통해 이야기를 읽는 데서 끝나지 않고,
배운 내용을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해 볼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바람에 흔들려도」 - 동의의 의미
임명실 작가의 「바람에 흔들려도」는 관계 속에서 반드시 필요한 동의의 가치를 다룬다.
좋아하는 사이에서도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하고 존중해야 하며, 동의 없는 행동은 결코 괜찮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 장면은 읽는 내내 답답하면서도 화가 났다.
누군가를 내기의 대상으로 삼고 장난처럼 행동하는 모습은 현실에서도, 드라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라 더욱 씁쓸했다.
그럼에도 지우가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아니요"라고 말하는 모습은 정말 용기 있는 선택이었고 응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삭제되지 않는 나」 - 디지털 성범죄와 온라인 안전
조현아 작가의 「삭제되지 않는 나」는 디지털 성범죄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다.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피해 상황을 보여주면서,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과 빠르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봉인」 - 침묵하지 않는 책임
한혜미 작가의 「봉인」은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 문제를 통해 책임 있는 태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잘못을 알고도 외면하지 않고 피해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디지털 성범죄를 다룬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정말 화가 났다.
뉴스에서 끊임없이 접하는 사건들이고, 실제로 이런 피해를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 속 이야기지만 결코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고, 디지털 공간에서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나 악의적인 행동이 누군가의 삶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성교육을 넘어 건강한 관계를 배우는 책
『너, 나 좋아해?』는 청소년 성교육이라는 주제를 현실적인 이야기와 문학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한 편의 청소년 드라마처럼 몰입하게 만드는 이야기 속에서 존중, 동의, 자기 존중, 디지털 안전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성교육은 단순히 성에 대한 지식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배우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절하는 법, 상대를 존중하는 법, 서로의 동의를 확인하는 법, 그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 용기를 내어 도움을 요청하는 법은 모두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꼭 필요한 배움이었다.
특히 성인이 된 지금도 누군가의 부탁이나 요구를 거절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물며 또래 관계가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싫다"라고 말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은 거절을 무조건적인 거부가 아닌, 나와 상대를 모두 존중하기 위한 건강한 의사 표현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서로를 존중하며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성교육을 어렵거나 불편한 주제가 아니라 삶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만나고 싶다면 『너, 나 좋아해?』는 충분히 추천할 만한 청소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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